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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산재 실태, 내부자가 직접 본 현실…"빵보다 사람이 먼저다"

조은물산 2025. 6. 17. 01:09

“빵이 먼저다”는 유명한 광고 문구. 하지만 실제로 그 공장에서 일어난 일들은 그 문장에 물음표를 던지게 합니다.

노무사이자 노동운동가인 공유정옥 노무사는 직접 SPC 계열사 ‘샤니 영남공장’에 계약직 근무자로 위장 취업하여 약 두 달간 일하며, SPC의 산업재해 실태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그 현장에서 경악스러운 사고 빈도, 형식적인 안전관리, 책임 회피성 대응, 그리고 노동자를 향한 시스템적 무관심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MBC 뉴스 보도와 공유정옥 노무사의 취재 내용을 기반으로, SPC 산재의 현실을 되짚고, 우리가 왜 이 문제에 주목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봅니다.

"사람이 계속 다친다"… 작은 사고가 쌓여 대형 참사가 된다

공유정옥 노무사는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약 2개월간 SPC 샤니 영남공장에 계약직 비정규직으로 위장 취업했습니다.

그가 작성한 업무일지와 증언에 따르면, 근무 중 각종 산업재해가 거의 매일 발생했고, 그 사고의 대부분은 기록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발생한 사고들

- 9월 26일: 전날 사고로 보건교육이 영상으로 대체됨
- 10월 29일: 직원이 사고로 병원 입원
- 11월 8일: 포장 라인에서 기계에 손을 다치는 사고
- 11월 13일: 공 노무사 본인도 기계에 머리를 부딪힘
- 11월 14일: 크림 단팥빵 주입기 부품이 떨어져 또 다른 직원 머리 부상

“사망 사고가 나기 전엔 수많은 작은 사고들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시스템이 기록하지도, 개선하지도 않았습니다.”

형식적인 ‘안전 활동’… 실효성 없는 대응

공장은 마치 ‘안전 활동’을 하는 듯 보였지만, 형식적인 ‘사진 찍기’ 안전 캠페인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이 손가락으로 기계의 위험 요소를 가리키는 사진을 단톡방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안전 교육이 이뤄졌고, 정작 시스템이나 기계의 구조적 개선은 없었습니다.

 

SPC 측의 입장 “사고 기록 없다”

공 노무사가 기록한 최소 6건 이상의 사고에 대해 SPC 측은 "기록된 바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다음 두 가지를 시사합니다:

1. 실제로 기록 시스템이 부재하거나 작동하지 않음
2. 일부러 사고를 축소, 은폐하려는 조직적 의지

산재 기록이 없다면, 교육도, 재발 방지 대책도, 설비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구조적 문제입니다.

왜 SPC 산재 문제가 중요한가?

1. 반복된 SPC 계열사 사망사고

최근 몇 년간 SPC 계열사에서는 잇따른 사망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 2022년 평택 SPL 제빵공장: 기계에 끼어 숨진 20대 여성 노동자
- 이후 추가로 또다시 기계에 손 끼임 사고 발생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개선 없는 채 재가동

노동계에서는 “SPC는 사고가 나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고 지적합니다.

2. 구조적인 하청·외주 시스템

공 노무사는 계약직, 파견직이 주를 이루는 구조 속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투입되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또한, 교육 부재와 안전 불감증 속에서 근로자의 실수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증언합니다.

“빵이 먼저다?” 아니, 사람이 먼저다

SPC는 광고에서 “빵이 먼저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 슬로건을 차갑게 비틀고 있습니다.

현장은 매일 사람이 다치고, 사고가 기록되지 않고, 시스템은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으며, 위험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작은 사고들이 무시되면, 결국 누군가는 죽습니다.”

그의 말처럼 노동자의 안전은 통계가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이제는 물어야 할 때입니다:

- 왜 같은 SPC 공장에서 수년째 사고가 반복되는가?
- 왜 ‘기록되지 않은 사고’가 존재하는가?
- 왜 책임은 늘 ‘노동자 개인’에게 전가되는가?

노동자의 안전은 법과 제도, 감시 시스템이 지켜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공론화하고, 관심을 갖고, 행동함으로써 개선할 수 있습니다.

결론

노무사 공유정옥의 고발은 단순한 취재가 아니라, 생명을 위한 행동입니다. 우리가 먹는 빵이 만들어지는 그곳에서 지금도 누군가는 다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보여주기식 사진이 아니라, 구조적 개혁입니다. 노동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